설교와성경공부
전도서11-인간이 짐승보다 특별하지 않은 이유

인간이 짐승보다 특별하지 않은 이유

전도서 3:16-22

 

전도서 강해 열한 번째 시간입니다. 오늘은 인간이 짐승보다 특별하지 않은 이유라는 제목으로 말씀 전합니다.


전도서는 전도자가 느끼는 인생의 덧없음과 허무함에 대해 한탄하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인생의 덧없음과 허무함은 전도자만 느끼는 감정이 아니라 인생을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통으로 겪게 되는 감정일 것입니다. 그러기에 수천 년 전에 기록된 전도서의 말씀이 지금도 살아 역사하는 말씀으로 우리 인생에 대해 중요한 가르침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전도자가 인생의 허무와 헛됨에 대해 한탄을 늘어놓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분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라는 전도자의 한탄처럼 인생은 헛되어 유익할 것이라고 아무것도 없는 허무하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함이 아닙니다. 이런 건 굳이 가르쳐주지 않아도 인생 살다 보면 누구나 저절로 경험하거나 알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전도자는 왜 누구나 저절로 경험하거나, 알게 되는 인생의 헛됨과 허무에 대해 굳이 말하고 있는 것입니까? 역설적이지만 전도자는 자신의 인생을 통해 경험한 것들을 통해 인생을 헛되고 허무하게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를 드러냄으로 후대의 사람들이 비슷한 경험이나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다시 말해 전도서는 인생의 헛됨과 무익함을 한탄하는 말씀이 아닙니다. 오히려 정반대로 헛되고 허무하고 무익할 수밖에 없는 인생을 어떻게 해야 허무하지 않게 헛되지 않게 잘 살 수 있는가를 가르쳐 주는 말씀입니다. 오늘도 전도서의 말씀 가운데 인생의 헛됨과 허무를 뛰어넘어 후회 없는 인생을 사는 깨달음이 있기를 바랍니다.


많은 이들이 자신의 인생을 허무하다고 여기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자신이 살면서 이룬 것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대단한 것을 이루고 성취하거나 소유하게 되면 인생이 허무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며 인생을 삽니다.


전도자는 이런 생각이 얼마나 심각한 착각이며 오해인지를 밝히고 있습니다. 알다시피 전도자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부러워하고 이루길 원하는 거의 모든 것을 이루고 성취하고 소유한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남들이 부러워하는 자신이 이루고 성취하고 소유한 것들이 오히려 자신의 인생을 더욱 덧없게 만들었다고 고백합니다.


솔로몬은 지혜로운 재판을 하는 왕으로 그 이름을 널리 알린 왕이었습니다. 한 아이를 서로 자신의 아기라고 주장하는 두 엄마에게서 진짜 엄마를 찾아낸 재판은 지금까지도 이야기되는 솔로몬의 매우 유명한 재판입니다. 하지만 옳고 그름을 가리는 재판에도 실수가 있었고, 불의와 부당함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었습니다.


솔로몬은 이스라엘이라는 나라와 백성을 다스리는 최고 권력자 왕이었습니다. 그는 하나님께서 택하셨다고 믿는 이스라엘이라는 나라와 백성들을 정의롭게 다스리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나라와 백성들을 통치하며 깨달은 것은 자신이 가진 지혜와 능력으로 정의를 이루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3:16 또 내가 해 아래에서 보건대 재판하는 곳 거기에도 악이 있고 정의를 행하는 곳 거기에도 악이 있도다


이것은 솔로몬에게만 그리고 솔로몬 시대에만 일어났던 사건이 아닙니다. 시대와 나라를 불문하고 세상에서 행하는 모든 재판에는 늘 인간의 실수와 불의와 부당함이 존재합니다. 인간이 하는 재판을 통해서는 의인과 악인을 분별하여 제대로 판단할 수 없습니다.


이것은 인간의 통치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어떤 완벽한 민주주의 국가라고 해도 정의와 공의가 온전히 실현되는 나라는 예로부터 지금까지 단 한 나라도 없습니다. 모든 백성이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는 이스라엘의 역사만 보아도 인간의 불의와 탐욕이 끊이지 않았음을 성경을 통해 볼 수 있습니다.


가장 공정해야 할 재판에도 악이 있으며, 정의를 실현한다고 하는 곳에도 악이 있습니다. 이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이 하는 재판과 통치에서 발견되는 공통적인 현상입니다. 인간의 지혜와 능력으로는 절대로 온전한 정의와 공의를 이룰 수 없습니다. 이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래야 잘못된 기대 때문에 생겨날 수 있는 헛됨과 허무함에 빠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전도자가 인간의 재판에도 불의함이 있고, 정의를 실현하려는 인간의 통치에도 악이 있다고 한 것은 좌절하고 절망하여 아무런 소망을 가지지 말고 살라는 것이 아닙니다. 공정과 공의의 결핍 때문에 더더욱 공정과 공의를 소망하며 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그토록 소망하는 공정과 공의를 하나님께서 이루실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정하신 때를 소망하며 기다리는 것, 이것이 하나님을 믿는 믿음입니다.


3:17 내가 내 마음속으로 이르기를 의인과 악인을 하나님이 심판하시리니 이는 모든 소망하는 일과 모든 행사에 때가 있음이라 하였으며


인간의 지혜와 힘과 능력으로는 공정과 공의를 실현할 수 없다고 선언한 전도자가 인간에 대한 보다 더 충격적인 사실을 말합니다. 무엇입니까? 전도자는 인간이 짐승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사실을 인간이 깨닫게 하시는 분은 다름 아닌 하나님이라는 것입니다.


3:18 내가 내 마음속으로 이르기를 인생들의 일에 대하여 하나님이 그들을 시험하시리니 그들이 자기가 짐승과 다름이 없는 줄을 깨닫게 하려 하심이라 하였노라


하나님께서 인생의 일에 대하여 시험하신다는 구절은 인간이 짐승들과 별반 다를 바 없음을 드러내신다는 말씀입니다. 물론 사람은 짐승과는 전혀 다른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인간과 짐승 모두를 창조하신 하나님 앞에서 인간이나 짐승은 별로 다를 바 없는 비슷한 본능을 가진 존재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사람이 하는 일을 보면 대단하고 엄청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짐승보다 못한 일도 수없이 많이 저지르며 살아갑니다. 오죽하면 개 같은 놈, 개보다 못한 놈이라는 욕이 생겼겠습니까! 사람이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지만 때론 짐승보다 더 어리석은 일을 하며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사람이 개와 싸우면 안 되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첫째, 개와 싸우다 지면 개보다 못한 놈이 되기 때문입니다. 둘째, 개와 싸우다 비기면 개 같은 놈이 되기 때문입니다. 셋째 개와 싸워 이기면 개보다 더한 놈이 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전도자가 사람과 짐승이 별반 다르지 않음을 깨달은 결정적 사건이 있습니다. 무엇입니까? 그것은 바로 죽음입니다. 인간이나 짐승이나 모두 호흡이 있어 숨을 쉬지 않으면 모든 짐승이 죽는 것처럼 사람 역시 숨을 쉬지 않으면 죽고 맙니다. 결국 아무리 뛰어난 인간이라도 결국은 한낱 미물이라고 하는 짐승과 똑같은 운명을 맞게 된다는 것입니다.


3:19 인생이 당하는 일을 짐승도 당하나니 그들이 당하는 일이 일반이라 다 동일한 호흡이 있어서 짐승이 죽음 같이 사람도 죽으니 사람이 짐승보다 뛰어남이 없음은 모든 것이 헛됨이로다


당시 사람들은 인생들의 혼은 위로 올라가고 짐승의 혼은 땅으로 내려간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인간은 짐승보다 더 존귀한 존재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전도자는 인간이나 짐승이나 모두 흙으로 지어졌고 다 흙으로 돌아간다고 합니다. 사람들의 생각처럼 인생들의 혼은 위로 올라가고 짐승의 혼은 땅으로 내려가는 것은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이라고 합니다.


3:20-21 다 흙으로 말미암았으므로 다 흙으로 돌아가나니 다 한 곳으로 가거니와 인생들의 혼은 위로 올라가고 짐승의 혼은 아래 곧 땅으로 내려가는 줄을 누가 알랴


인간이든 짐승이든 죽음 후에 한 줌의 재로 변해 있을 때를 생각해 보십시오. 똑같이 흙으로 돌아가는 죽음의 자리에서 사람이 짐승보다 뛰어나다고 할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자신을 대단하고 뛰어난 존재로 인정받기 위해서 노력하고 힘썼던 모든 것은, 짐승과 똑같은 죽음이라는 운명으로 인해 모든 것이 다 헛될 뿐입니다.


전도자가 이토록 적나라하게 인간과 짐승이 별반 다를 바 없다고 강조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인간이 짐승들보다 대단하고 특별한 존재라고 착각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지난주에도 잠깐 말씀을 드렸지만, 인간이나 인생에 대해 특별히 자기 자신을 대단하거나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결코 바른 신앙적 태도라 할 수 없습니다.


자신을 남들보다 더 대단하고 특별한 존재로 생각하는 것을 영어로는 나르시시즘(narcissism)이라고 하고 한국말로는 자뻑이라고 합니다. 자신을 대단히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자뻑 또는 나르시시즘은 다른 사람을 존중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정작 자신의 인생도 존귀하게 만들지 못합니다.


자신을 다른 사람보다 특별하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인생이 존귀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존귀하게 여길 줄 아는 사람만이 자신도 존귀해질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자신의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생명은 물론이고 짐승들의 생명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입니다.


사람은 자신의 인생조차 헛되고 허무하게 만들 뿐입니다. 우리를 존귀하게 만드는 것은 오직 우리를 창조하신 창조주 하나님뿐 이십니다. 창조주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만이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혜로만 허무하지 않은 존귀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전도자가 깨달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혜가 무엇입니까? 사람이 자기 일을 즐거워하며 사는 것입니다. 전도자는 이것보다 인생에서 더 나은 것이 없음을 보았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자기 일이란 하나님께서 주신 내 인생의 몫이며, 하나님께서 주신 것 내 인생의 몫을 즐기며 사는 것이야말로 인생을 존귀하게 사는 비결이라고 합니다.


3:22 그러므로 나는 사람이 자기 일에 즐거워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것이 없음을 보았나니 이는 그것이 그의 몫이기 때문이라 아, 그의 뒤에 일어날 일이 무엇인지를 보게 하려고 그를 도로 데리고 올 자가 누구이랴


말씀을 마칩니다. 인생을 대단하고 특별한 것으로 여겨 무슨 대단한 성과를 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히려 인생을 헛되고 허무한 곳으로 인도할 것입니다. 인생 뭐 별거 있냐는 노래 가사처럼 인생을 너무 대단하게 생각하지 않아야 합니다. 주어진 하루의 일상과 내게 맡겨주신 일에 만족하고 그것을 즐기며 사는 것보다 우리 인생을 아름답고 존귀하게 만드는 것은 없다는 것을 깨닫는 은혜가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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