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편 같으신 하나님
마태복음 5:43-47
ⓢ오늘은 가짜 하나님 버리기 열여덟 번째 시간으로 “남(의)편 같으신 하나님”이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합니다. 오늘도 계속되는 가짜 하나님 버리기 시리즈 설교를 통해 하나님에 대한 우상적 형상을 버리고 진짜 하나님을 찾아가는 믿음의 여정이 되시길 바랍니다.
아내가 저에게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당신은 늘 남편이야! 혹시 무슨 뜻인지 아세요? 제가 자기 편 아니라 남의 편이라는 것입니다. 제 생각에는 정말 억울한 오해이지만 아내가 그렇다고 하니 그런 줄 알고 살고 있습니다. 오늘 설교 제목 남편 같으신 하나님에서 남편도 husband가 아니라 남의 편이란 의미를 가진 남편입니다.
많은 교인이 하나님에 대해 가지는 오해가 있습니다. ⓢ자신이 하나님을 믿기만 하면 하나님은 그 순간부터 무조건 자기 편이라고 여긴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하나님을 믿는 믿음이 아닙니다. 이것은 하나님을 믿어 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자신이 하나님을 믿어 주기만 하면 하나님께서는 무조건 자기 편이 되어 주셔서 어떤 일이 있어도 자기를 지켜주고 보호해주셔야 한다고 여깁니다.
이처럼 많은 교인이 생각하는 하나님을 믿는 믿음이란 하나님을 확실한 자기 편으로 만드는 방법으로 여긴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자기 편이라고 여기는 교인들이 가지게 되는 믿음이 무엇입니까? 하나님께서 자신을 남보다 돈을 더 벌게 해 주셔야 한다고 믿습니다. 남들보다 더 좋은 집에 살게 해 주셔야 하고 내 자식이 남의 자식보다 더 유명한 대학에 들어가게 해 주셔야 한다고 믿습니다.
많은 교인이 자신이 하나님을 믿는다는 이유로 천지 만물의 창조주이시며 만유의 주인이신 하나님을 자기 편으로만 만들려고 합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은 물론이고 같은 교회에 다니는 다른 교인들도 어떻게 되든 별 상관하지 않습니다. 그저 자기만 잘되도록 돕기만 하는 하나님이면 충분하다고 여깁니다.
ⓢ여러분은 천지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은 이슬람과 유대교와 기독교 가운데 누구의 편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아마도 대부분 기독교인은 하나님은 기독교인들의 편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물론 다른 종교를 가진 이들도 모두 하나님은 자신들의 편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은 정말 기독교인들만의 편이실까요? 아니요. 저는 하나님은 절대로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하나님을 자기 편으로 만드는 믿음은 단지 하나님에게만 해당하지 않습니다. 하나님도 자기 편이라고 확신하는 사람은 함께 신앙 생활하는 교인들도 자기 편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자기 편인 교인과 그렇지 않은 교인으로 나눕니다. 그래서 자기 편이 아닌 교인에게는 하나님께서 은혜를 베풀지 않으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과 교인들마저 내 편으로 구분해야 직성이 풀리는 현상을 ⓢ내 편 편향(Myside Bias)이라고 합니다. 편 가르기는 교인들에게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닙니다. 사회 전반에 걸쳐 거의 모든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사람이 모인 곳마다 “내 편”과 “네 편”을 가르지 않는 곳은 없다고 해도 조금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내 편 편향 사회와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과 사회에 벌어지는 많은 갈등과 분열 그리고 고통은 대다수 사람이 ‘내 편’의 유불리에 따라서만 생각하고 행동하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모든 뉴스를 가짜뉴스라고 여기는 사람은 없습니다. 대체로 자신의 정치적 적들에게서 나온 뉴스만을 가짜뉴스라고 여깁니다.
제가 자주 인용하는 링컨 대통령에 대한 예화입니다. 대부분의 예화가 그러하듯이 이 이야기는 실제 있었던 일이라기보다는 종교적 교훈을 목적으로 후대에 만들어진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도 이 예화를 자주 반복하는 이유는 이 예화가 전달하는 메시지가 하나님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가지게 하는 매우 중요한 영적 도전이 되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노예제 폐지 문제를 놓고 남북으로 갈라져 전쟁할 때였습니다. 미국의 목사들 역시 남부 연합군을 지지하는 목사들과 북부 연합군을 지지하는 목사들로 나누어졌습니다. 당시 북부 연합군을 지지했던 목사들이 북부 연합군을 이끄는 링컨 대통령을 찾아와서는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저희가 날마다 하나님께서 링컨 대통령과 우리 북부 연합군의 편이 되어주셔서 우리가 이 전쟁에서 반드시 이기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자신을 위해 밤낮으로 열심히 기도하고 있다는 목사들의 말을 들은 링컨 대통령이 말했습니다. ⓢ“목사님들께서 저와 우리 북군이 이기게 해달라고 기도해 주시는 것은 너무나 감사한 일입니다. 하지만 다음부터는 기도하실 때 하나님께서 우리 북부 연합군의 편이 되기보다는 저와 우리 북부 연합군이 하나님의 편에서 떠나지 않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저는 이것이 하나님을 믿는 우리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영적 도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대부분은 하나님을 내 편이라고 여깁니다. 그러다 인생이 내 뜻대로 되지 않거나 예상치 못한 역경이나 고난을 겪게 되면 하나님이 내 편이 아니라며 금방 실망하고 실족합니다. 이것은 하나님에 대한 매우 잘못된 믿음입니다.
예상치 못한 인생의 역경이나 고난을 겪을 때마다 하나님께서 나를 버리셨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믿음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예상치 못한 인생의 역경이나 고난을 겪을 때 이전보다 더욱 우리를 도우시는 하나님이십니다. 하지만 더욱 심각한 것은 하나님은 항상 자기 편이 되어야 한다는 믿음은 매우 잘못된 믿음이며 위험한 믿음입니다.
어떤 경우에도 하나님을 믿는 믿음이 하나님을 내 편으로 만드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을 믿는 믿음은 하나님을 내 편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하나님의 편에 서는 것을 배우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하나님을 믿는 것이지 하나님이 우리를 믿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하나님을 내 편으로 만들려고 할 것이 아니라 과연 나는 하나님 편에 서 있는지를 돌아보아야 합니다.
우리가 정말 천지 만물을 지으시고 만유의 주인 되시는 하나님을 믿는다고 한다면 내가 바라고 소원하고 욕심내는 일에 자꾸만 하나님을 끌어들이려고 하지 말아야 합니다. 대신 하나님께서 원하시고 기뻐하시는 일에 우리가 관심을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것을 이루기 위해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창조주이신 하나님을 믿는 바른 믿음입니다.
여러분은 제가 목회하면서 가장 어렵고 힘들게 여기는 일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그것은 바로 교인들의 비위를 맞추는 것입니다. 저도 알고 여러분들도 알다시피 우리 교회 교인들이 하나같이 다 개성이 넘치는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대형 교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이 작은 교회에서도 다 일어나고 있습니다.
갖은 노력을 다해서 한 사람의 비위 맞추면 저 사람이 삐집니다. 그래서 삐진 사람 비위 맞추다 보면 또 다른 사람이 삐집니다. 이렇게 해도 문제고 저렇게 해도 문제입니다. 그러니 목사인 저로서는 여러분들의 비위를 맞추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모릅니다. 그래서 저는 교인들 비위 맞추려고 더는 노력하지 않습니다.
저는 교인들 비위 맞추며 교인들을 제 편 만들려고 애쓰지 않습니다. 여러분 가운데 누구라도 목사인 제 편이 되어달라는 은밀한 부탁을 받은 적이 있으십니까? 아마 단 한 명도 없을 것입니다. 오히려 목사와 가까워져서 금방이라도 제 편이 되실 것 같은 교인이 있으면 제가 먼저 의도적으로 거리를 둡니다. 물론 저의 이런 태도 때문에 섭섭해하시는 분들도 계실 수 있다고 생각도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목사인 저에게도 좋은 일이지만 그분의 신앙생활에도 좋은 일이라 믿습니다.
물론 저도 사람인지라 한편으론 교인들이 제 편이 되어주길 바라는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최대한 많은 교인을 목사의 편으로 만들면 목회하기가 쉽고 이러저러한 도움을 받기가 쉽다는 것을 제가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교회 교인들을 목사인 제 편으로 만들지 않으려고 부단히 기도하며 노력합니다. 여러분 생각에는 목사가 쓸데없이 별걸 다 기도하고 노력한다고 여기실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교인들을 제 편으로 만들지 않는 것은 생각보다 힘들고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인지 우리 교인들 대부분이 저를 크게 미워하거나 반대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제 편이 되어 저를 강력하게 지지해 주시는 교인도 없습니다. 여러분들은 목사인 제가 여러분들을 제 편으로 만들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시는지요? 아마 대부분이 모르셨을 것입니다. 역설적이지만 이것이 바로 여러분들이 제 편이 아니라는 증거입니다.
최대한 많은 교인을 목사의 편으로 만들면 당장은 목회하기가 편할 것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목사가 저지르는 가장 심각한 실수 중 하나는 자꾸만 교인들을 내 사람으로, 내 편으로 만들려는 것입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교회를 사유화하려는 매우 위험한 시도입니다. 이런 시도는 결국 교인들뿐만 아니라 교회를 무너뜨리는 가장 위험한 목회가 될 것입니다.
교회에서 자꾸만 자기 편 만들려고 하는 목사는 삯꾼이지 목사가 아닙니다. 목회는 교인들을 내 편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교인들을 하나님의 편이 되도록 돕는 것이 목사의 가장 중요한 사명입니다. 아무리 목회가 힘들고 교인들이 목사를 힘들게 한다고 해도 교인들을 자기 편으로 만들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이것은 단지 목사인 저에게만 해당하는 원리가 아닙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해당하고 적용되어야 하는 원리입니다. 교인들 역시 교회를 다니며 교인들을 자꾸만 내 편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그래서 어느 교회든 파벌이 없는 교회는 하나도 없습니다. 물론 사람이 모든 사람을 다 좋아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 비슷한 사람들끼리 파벌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자기 편을 만들려는 노력이 지나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교회에서 교인들을 자기 편으로 만들려는 노력이 지나치게 되면 결국 하나님마저 자기 편으로 여기게 되는 신앙의 왜곡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편을 가르고 선을 긋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습관적으로 사람을 내 편과 남의 편으로 나누는 사람은 하나님도 이미 자기 편으로 여기는 사람이 되고 맙니다.
ⓢ우리가 정말 원수를 사랑하고 나를 박해하는 자를 위해 기도하라는 예수님을 믿는 사람이라면, ⓢ우리가 정말 하나님을 악인과 선인에게 차별없이 해를 비추시며 의로운 자와 불의한 자에게 비를 내려주시는 분이라고 믿는다면 우리는 하나님을 내 편으로 만드는 시도나 노력을 당장 중단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내 편도 아니시지만 그렇다고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는 분이 아닙니다. 하나님을 내 편으로 여기는 순간 우리는 천지를 지으신 창조주 하나님을 나를 지키고 보호는 수호신으로 전락시키는 것입니다. 따라서 창조주 하나님을 믿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오직 내가 하나님의 편에 서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결정할 수 있을 뿐입니다. 끊임없이 자신이 하나님 편에 서 있는가를 고민하고 기도하는 사람만이 믿음을 지키는 사람이 됩니다.
말씀을 마칩니다. ⓢ신앙은 우리가 하나님을 믿는 것이지 하나님이 우리를 믿는 것 아닙니다. 믿음이란 하나님의 뜻에 우리의 뜻을 맞추는 것이지 우리의 뜻에 하나님의 뜻을 맞추는 것 아닙니다. 그리니 우리의 뜻과 관심사에 하나님을 끌어드리려 하지 마세요. 오히려 하나님의 뜻과 관심사에 우리의 뜻과 관심사를 맞추며 살아가야 합니다.
저는 앞으로도 우리 교회 교인들이 목사인 제 편이 아니라 하나님의 편에 서는 교인들이 될 수 있도록 목회하고 설교하고 가르칠 것입니다. 하지만 저의 노력만으로는 안 됩니다. 여러분도 스스로 하나님의 편에 서는 믿음의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늘 깨워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바라기는 하나님을 내 편 만드는 믿음이 아니라 하나님 편에 서려는 믿음을 통해 하나님을 믿는 참된 기쁨과 평안이 충만하시길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