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경배하며 살 것인가?
누가복음 4:5-8
오늘은 인생의 시험 열한 번째 시간으로 “누구를 경배하며 살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합니다.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악마에게 받으신 세 가지 시험은 우리의 삶 속에서도 끊임없이 반복되는 시험에 대한 메타포입니다.
예수님께서 어떻게 악마의 시험을 물리치셨는지를 배우는 것은 우리 삶 속에서 끊임없이 반복되는 악마의 시험을 물리치는 지혜를 배우는 것입니다. 오늘도 전하는 말씀 가운데 일상에서 하나님을 경배하며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고, 어떻게 악마의 유혹을 이겨내며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영적 도전이 있기를 바랍니다.
첫 번째 시험에서 실패한 악마는 예수님을 높은 곳으로 데려가서는, 세상 모든 나라와 그 권세와 영광을 보여주며 이 모든 것을 너에게 주겠다고 합니다. 악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원하는 권세와 부, 명예를 예수님에게 주겠다고 제안한 것입니다.
그런데 세상 모든 나라의 권세와 영광을 주겠다는 악마의 제안에는 조건이 붙어 있었습니다. 무엇입니까? 눅4:7 내 앞에 엎드려서 절을 하면, 이 모든 것을 갖게 될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악마 앞에 물리적으로 무릎을 꿇는 행동을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기 앞에 엎드려 절하라는 악마의 제안은 자기를 경배하라는 것입니다. 자기를 경배하라는 것은 곧 자기를 인생의 주인으로 삼으라는 의미입니다. 다시 말해, 악마의 방식, 곧 세상의 방식으로 살아가라는 것입니다. 악마는 세상 권세와 영광에 대한 인간의 욕심을 이용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선 자기의 방식 따라 살라고 유혹한 것입니다.
하나님을 대적하는 악마의 방식이 무엇입니까? 지난주에 말씀을 드렸지만, 하나님을 대적하는 대표적인 악마의 방식은 약육강식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세상을 약육강식의 질서가 아니라, 사랑과 공의의 질서로 창조하셨습니다. 하지만 악마는 끊임없이 속삭입니다. 남들보다 더 강력한 권세를 위해, 남들보다 더 높은 영광을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말고 살라고 합니다.
교회 안에도 약육강식이라는 세상의 방식이 스며들고 있습니다. 약육강식이라는 악마의 방식은 오늘날 교회에서 성과주의, 성공주의, 번영주의 그리고 하나님의 영광을 사람의 영광으로 대신하는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이름을 앞세워 성공과 풍요, 그리고 더 높은 지위와 출세를 추구하며 살아갑니다.
그 결과 교회는 하나님의 은혜를 심각하게 왜곡하고 있습니다. 인격과 영적인 성숙보다 세속적인 성공이나 출세, 물질의 풍요를 하나님의 은혜로 여깁니다. 그리고 남들보다 더 큰 성공과 출세를 믿음에 대한 증거로 여깁니다. 자신이 하나님을 잘 믿으며 신앙생활 했기에 남들보다 더 큰 성공을 했다고 합니다. 하나님을 잘 섬겼기에 남들보다 더 큰 물질을 축복으로 받았다고 자랑합니다.
예전에 부목사로 있던 교회에 한국에서 유명하다는 목사가 부흥회 강사로 왔습니다. 그 목사는 자신을 성공한 목사라며 자신의 목회가 성공한 비결에는 새벽에 드렸던 자기의 기도가 가장 큰 힘이 되었다고 설교했습니다. 그러면서 자기의 기도 비법을 가르쳐 줄 테니 자신이 알려주는 대로 새벽에 교회가 기도하기만 하면 모두가 자기처럼 성공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분명 그 목사는 세상의 기준으로 보자면 크게 성공한 목사였습니다. 그래서인지 당시 부흥회에 참석한 모든 교인이 귀를 쫑긋하고는 열심히 부흥강사의 설교를 들었습니다. 그 목사가 가르쳐 준 기도의 비법입니다. 자신은 새벽마다 하나님께 이렇게 기도한다고 했습니다. 하나님 제가 성공하지 못하면 하나님만 손해입니다. 하나님 제가 성공하지 못하면 하나님만 창피한 일입니다.
그랬더니 정말 하나님께서 손해 보지 않으시려고 창피당하지 않으시려고 자신을 성공한 목사가 되게 하셨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교인들도 새벽에 기도할 때마다 자기와 똑같이 기도하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자녀인 내가 성공하지 못하면 하나님만 손해입니다. 하나님의 자녀인 내가 병들고 실패하면 하나님께서 창피한 일입니다.
저는 그 목사의 설교를 듣는 내내 너무 불편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부흥강사의 설교를 듣던 교인들의 생각은 저와 너무나 달랐습니다. 교인들 대부분이 큰 소리로 아멘을 외치며 마치 큰 은혜를 받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설교할 때마다 여러분들에게 미안하다고 생각합니다. 도무지 아멘 하기 힘든 설교만 하고 있으니….
성경은 약한 것, 환난과 고통을 겪는 것을 자랑하라고 가르쳤지 내가 제일 잘 나가고, 내가 제일 성공하였다는 것을 자랑하라고 가르치지 않으셨습니다. 내가 약하고 병들고 핍박받을 때 하나님의 영광이 나타난다고 하셨지 내가 잘 나가고, 성공하고 부유한다고 해서 하나님의 영광이 나타난다고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고후12:9 그러나 주께서는 "내 은혜가 네게 족하다. 내 능력은 약한 데에서 완전하게 된다"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능력이 내게 머무르게 하려고 나는 더욱더 기쁜 마음으로 내 약점들을 자랑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교회는 나를 높여 하나님께 영광 돌리게 해달라는 기도와 설교가 난무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많은 목사와 교인이 우리의 성공, 우리의 건강, 우리의 출세가 곧 하나님의 영광이라고 믿습니다. 반면에 우리의 실패, 우리의 질병, 우리의 가난은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일로 여깁니다.
이런 신앙이 주도하는 교회에서는 인생에서 실패를 경험한 사람들은 신앙생활을 지속하기 힘들게 합니다. 실패나 질병으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하나님과 교인들의 위로와 격려를 받아야 할 때, 위로와 격려는커녕 마치 하나님의 영광을 가린 죄를 지은 것 같은 죄책감을 느끼게 만듭니다.
자기의 성공이 하나님께 영광이 된다는 생각은,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은 교회에 발붙일 수 없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실패하거나, 직장을 잃거나, 이혼하거나, 병에 걸린 사람은 도대체 교인들에게 어떻게 자신의 실패나 고통을 설명해야 하나 고민부터 하게 만듭니다. 위로와 격려와 기도가 가장 절실하게 필요할 때 교인들의 시선이 두려워 교회를 떠나고 맙니다.
히10:24-25 그리고 서로 마음을 써서 사랑과 선한 일을 하도록 격려합시다. 어떤 사람과 같이, 모이는 일을 그만 두지 말고, 서로 격려하여 그 날이 가까이 오는 것을 볼수록 더욱 힘써 모입시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들이 교회에서 공공연하게 벌어지게 되었습니까? 교회가 그리고 목사와 교인들의 신앙이 하나님의 방식, 예수님의 가르침이 아니라 하나님을 대적하는 악마의 방식 세상의 방식에 사로잡혀 신앙 생활하기 때문입니다.
악마의 방식을 따르는 삶은 과정이야 어떻든 결과만 좋으면 모든 것을 좋은 것이라고 여깁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믿는 것은 그렇지 않습니다. 아무리 결과가 좋다고 해도 그 과정이 옳지 않으며, 그 의도가 바르지 않으면, 그 동기가 선하지 않으면 악한 일이라 여기십니다.
악마의 손아귀에 있는 세상에는 아무리 열심히 했어도, 최선을 다했어도 실패로 끝나는 일 너무나 많이 있습니다. 그 동기가 옳았고 그 일을 진행하는 과정도 정직했지만, 막상 결과는 실패로 끝나는 일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세상은 결과로 모든 것을 판단하기에 그 결과가 나쁘면 그 동기와 과정도 부정하고 맙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보시기를 원하시는 것은 눈에 보이는 결과가 아니라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의도와 과정입니다. 아무리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해도 그 의도와 과정이 바르지 못하면 그것은 결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이 될 수 없습니다.
기독교 신앙은 예수 그리스도를 닮은 좋은 사람, 선한 사람이 되기 위함이지 성공한 사람, 유명한 사람, 출세한 사람이 되기 위함이 아닙니다. 그래서 좋은 그리스도인, 선한 그리스도인이라는 말은 있어도 성공한 그리스도인, 유명한 그리스도인이라는 말은 성경에 없습니다.
이것은 성공을 위해 사는 것, 물질의 풍요를 위해 살아가는 것이 잘못이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만 성공해야만, 출세해야만, 부자가 되어야만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믿음은 하나님을 경배하는 믿음이 아니라 악마를 경배하는 믿음일 뿐입니다.
우리는 너무나 자주 성공할 때, 형통할 때, 승승장구할 때만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시고 우리를 도우신다고 착각하며 삽니다. 하지만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오히려 우리가 실패하고, 낙심하고, 절망할 때 더욱 가까이 우리와 함께하시며 우리를 도우시는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의 관심은 내가 어떤 이루어 낸 성공이나 업적에 있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관심을 가지시는 것은 주어진 인생을 어떤 마음과 자세와 태도로 살고 있는가에 관심을 가지십니다. 이것이 세상의 방식과 결정적으로 다른 하나님의 방식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사는 것이 하나님을 경배하며 사는 삶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악마의 유혹을 어떻게 물리치셨습니까? 예수님은 세상의 방식이 아닌 하나님의 방식을 따라 살아야 한다고 말씀으로 악마의 유혹을 물리치셨습니다. 눅4:8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성경에 기록하기를 주 너의 하나님께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 하였다.(신6:13 너희는 주 너희의 하나님을 경외하며, 그를 섬기며, 그의 이름으로만 맹세하여라.)
악마의 시험은 항상 우리에게 쉽게 얻을 수 있는 길을 제시합니다. "이것만 하면 너는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다." "이 방법만 따르면 너는 성공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길은 우리를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게 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삶의 주인을 하나님이 아니라 세상의 가치와 권세로 바꾸게 만듭니다.
악마의 시험과 유혹을 물리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우리는 세상의 방식과 하나님의 방식이 어떻게 다른지를 분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세상의 방식은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지배하고, 더 많은 것을 소유한 자가 더 큰 권력을 가지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방식은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방식은 서로 섬기고 사랑하는 것입니다. 힘이 있는 자는 약한 자를 돕고, 부유한 자는 가난한 자를 나누어주며, 권세를 가진 자는 그 권세를 약한 자들을 위해 사용하는 것입니다.
갈6:2 여러분은 서로 남의 짐을 져 주십시오. 이런 방법으로 그리스도의 법을 성취하십시오.
말씀을 마칩니다. 세상의 권세와 영광이 영원할 것 같지만 영원한 것은 하나님의 사랑과 공의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세상의 권세와 영광이 아닌 서로 돕고 섬기고 사랑하며 살아갈 사람들을 주셨습니다.
약육강식의 악마의 방식이 아닌 사랑과 섬김이라는 하나님의 방식을 따라 살아갈 수 있는 믿음과 용기를 구하시길 바랍니다. 그래서 세상의 권세와 영광으로 우리를 유혹하는 악마의 시험을 물리치고, 하나님만을 경배하고 섬기는 삶을 살아가실 수 있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