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는 것은 어떤 것인가?
출애굽기 3:13-15, 20:7
십계명 강해 열두 번째 시간입니다. 오늘은 계속해서 “너는 네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지 말라”라는 세 번째 계명을 가지고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나누려고 합니다. 오늘도 함께 나누는 말씀을 통해 하나님을 더욱 깊이 알아가는 은혜가 있기를 바랍니다.
지난 시간에 우리는 성경에서 이름의 중요성과 하나님 이름에 담긴 의미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이름이 왜 중요합니까? 성경에서 이름은 존재의 본질과 정체성, 더 나아가 그 사람의 사명을 나타내는 매우 중요한 도구입니다. 심지어 이름을 존재 자체와 동일시했기 때문에, 누군가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는 것은 그 사람을 함부로 대하는 것과 비슷하게 여겼습니다.
그래서 제가 어렸을 때는 누가 저에게 아버지의 이름을 물으면 그냥 아버지의 이름을 말하지 않았습니다. 저의 아버지 성함은 현자 곤자를 쓰십니다.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이처럼 사람의 이름도 귀하게 여겨 함부로 부르지 않았습니다. 하물며 만물의 창조주이신 하나님의 이름을 대할 때 우리는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서로의 이름을 알고 이름을 부를 때 비로소 사람과 사람 사이에 관계가 시작됩니다. 이것은 하나님을 믿는 믿음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을 믿는 믿음 역시 하나님의 이름을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하나님의 이름을 안다는 것은 단순히 그 명칭을 아는 것을 넘어, 그분의 성품과 속성, 그분이 하신 일들을 아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이름을 알고 그 이름을 부를 때 비로소 하나님과 인격적으로 만나게 되며 하나님과의 관계를 시작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성경이 가르치고 있는 하나님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출애굽기는 하나님의 이름을 이렇게 소개하였습니다. 출3:14 하나님이 모세에게 이르시되 나는 스스로 있는 자이니라 여기서 “나는 스스로 있는 자”라는 것은 하나님의 이름이라기보다는 하나님 이름에 담긴 의미를 풀어놓은 것입니다.
그럼 하나님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우리가 사용하는 성경을 보면 하나님의 이름을 여호와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출3:15 하나님이 또 모세에게 이르시되 너는 이스라엘 자손에게 이같이 이르기를 너희 조상의 하나님 여호와 곧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께서 나를 너희에게 보내셨다 하라 이는 나의 영원한 이름이요 대대로 기억할 나의 칭호니라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는 여호와라는 이름은 진짜 하나님의 이름이 아닙니다. 히브리 성경에 따르면 하나님의 이름은 YHWH(יהוה) 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단어를 어떻게 발음해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세상에 아무도 없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습니까? 고대 히브리어에는 모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고대 히브리 단어의 발음은 오직 사람의 말을 통해서만 전수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이름을 쓰기는 했지만 하나님의 이름을 입 밖으로 부르지 않았습니다. 성경에서 하나님의 이름 YHWH가 나오면 ‘주’(Load)라는 뜻을 가진 히브리어 ‘아도나이’로 대신 말했습니다. 너무나 오랜 세월 누구도 하나님의 이름을 발음하지 않았기에 하나님의 이름을 어떻게 발음해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하나도 없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기독교인들은 유대인들처럼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지 못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가톨릭 신학자들은 다양한 연구를 통해 YHWH의 원래 발음이 ‘야훼’였다고 추정하였습니다. 반면에 개신교는 하나님의 이름 YHWH에 하나님 이름 대신 사용하였던 히브리어 “아도나이”의 모음을 결합하여 ‘여호와’로 발음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가톨릭이 사용하는 ‘야훼’나 개신교가 사용하는 ‘여호와’ 모두 하나님 이름의 정확한 발음이 아닙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된 것입니까? 이스라엘 백성들은 “너는 네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지 말라”라는 세 번째 계명을 지키기 위해 어떤 경우에도 하나님의 이름을 입 밖으로 말하지 않은 것입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이름을 입 밖으로 소리 내지 않는 것이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지 말라는 세 번째 계명을 잘 지키는 것일까요? 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세 번째 계명은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지 말라는 것이지, 하나님의 이름을 입에 담지 말라는 계명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이름은 부르라고 주신 것입니다. 부르지 않는다면 그것이 어떻게 이름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성경은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고 하나님의 이름을 찬양하고 하나님의 이름을 의지하라고 권면합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성경에서 ‘망령되다’라는 단어는 ‘헛되이’, ‘쓸데없이’, ‘거짓으로’, ‘공허하게’라는 의미를 지닙니다. 따라서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른다는 것은, 하나님의 이름을 아무런 의미 없이, 목적 없이, 심지어는 거짓된 의도나 이기적인 목적으로 사용하는 모든 행위를 의미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 것이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부르는 것일까요? 하나님의 이름을 의미 없이, 습관적으로 남발하는 것입니다. 가장 흔한 예로, 우리는 놀라거나 당황했을 때 너무나 쉽게 "오 마이 갓!"(Oh my God!)과 같은 감탄사를 사용하곤 합니다. 물론 이 말을 사용하는 사람이 하나님을 모독하려는 의도를 가진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이름을 의미 없이, 혹은 그저 말버릇처럼 사용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하나님'이라는 이름은 온 우주 만물을 창조하시고 다스리시는 절대 주권자, 우리를 죄에서 구원하시기 위해 독생자를 내어주신 사랑과 공의의 하나님을 지칭하는, 가장 거룩하고 존귀한 이름이라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이름을 의미 없는 감탄사로 전락 시키는 것은,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는 것입니다.
위선적인 신앙생활도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는 것입니다. 입술로는 "주여, 주여" 하며 하나님을 부르고, 교회에서는 경건한 신앙인의 모습을 보이지만, 막상 삶의 현장에서는 하나님의 말씀과 전혀 상관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기독교인의 위선적인 모습을 통해 세상 사람들에게 하나님을 오해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롬2:24 기록된 바와 같이 하나님의 이름이 너희 때문에 이방인 중에서 모독을 받는도다
우리의 삶은 하나님의 이름을 비추는 거울과 같습니다. 우리의 삶이 깨끗하고 정결할 때 하나님의 이름이 영광을 받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삶이 더럽고 추악할 때 하나님의 이름은 땅에 떨어지고 짓밟히게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신앙고백과 삶이 일치되도록 힘쓰는 것은 하나님의 이름을 존귀하게 하는 매우 중요한 태도입니다.
자신의 이기적인 목적이나 주장을 위해 하나님의 이름을 이용하는 것도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는 것입니다. 예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너무나 많은 사람이 자신의 정치적 야망, 경제적 이득, 혹은 그릇된 신념을 정당화하기 위해 하나님의 이름을 함부로 사용합니다.
구약시대 거짓 선지자들은 하나님의 이름을 앞세워 사람들을 미혹하였습니다. 렘14:14 여호와께서 내게 이르시되 선지자들이 내 이름으로 거짓 예언을 하도다 이것은 지금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오늘날에도 수많은 종교 지도자들이 하나님의 이름을 앞세워 사람들을 선동하거나 잘못된 길로 인도합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이름을 이용해 자신의 인기나 정치적 이념의 도구로 삼는 것은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여기는 매우 심각한 죄악입니다.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나 맹세에 하나님의 이름을 함부로 사용하는 것 역시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는 것입니다. 기도는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교제이며,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깨달으며 하나님께 우리의 마음을 아뢰는 거룩한 시간입니다. 그런데 자기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하나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른다면 이것도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는 것입니다.
또한, 하나님의 이름으로 거짓 맹세를 하거나, 약속하고 지키지 않는 것도 세 번째 계명을 어기는 것입니다. 레19:12 너희는 내 이름으로 거짓 맹세함으로 네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하지 말라 나는 여호와이니라 하나님의 이름으로 한 맹세는 그만큼 무게가 있으며, 반드시 지켜야 할 책임이 따릅니다. 이를 가볍게 여기는 것은 하나님의 이름을 공허하게 만드는 일입니다.
하나님의 이름으로 차별을 합리화하거나 정당화하는 것 역시 하나님의 거룩하신 이름을 욕되게 하는 심각한 죄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기독교의 역사를 보면 기독교 교리를 지킨다는 명분을 앞세워 하나님의 이름으로, 하나님의 뜻으로 인종을 차별하거나, 민족을 차별하거나, 성 소수자 또는 다른 종교인을 차별하고 억압했습니다.
왜 하나님의 이름을 앞세워 차별하는 것이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는 것이 됩니까? 하나님의 이름은 하나님의 품성과 속성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품성은 사랑과 공의와 공평하심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이름을 앞세워 차별과 혐오를 하는 것은 공의로우시고 공평하신 하나님의 품성을 심각하게 왜곡하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불의한 세상 권력자를 맹목적으로 추종하거나 지지하는 것 역시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게 하는 것입니다. 이미 로마서 아침 묵상을 통해 설명해 드렸지만, 하나님께서 세우신 것은 질서를 유지하고 다스리는 권세이지 권력자가 아닙니다. 롬13:1 각 사람은 위에 있는 권세들에게 복종하라 권세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지 않음이 없나니 모든 권세는 다 하나님께서 정하신 바라
그런데 세상 불의한 권력자와 결탁한 종교 지도자들은 하나님의 이름을 앞세워 불의한 세상 권력자라도 복종할 것을 강요합니다. 모든 권세는 하나님께서 세우신 것이라며 하나님의 이름을 제멋대로 왜곡합니다. 하지만 세상 권력자나 종교 지도자에 대한 복종은 오직 권력자나 지도자가 자신에게 부여된 권세를 백성들을 위해 바르게 사용할 때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앞세워 불의한 권력자에게 복종하는 것이 왜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게 하는 것입니까?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공의와 정의의 하나님이시며, 약자의 편에 서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이름은 불의를 정당화하거나 합리화하는 데 사용되어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의 이름은 오직 정의를 세우고 약자를 보호하는 데 사용되어야 합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하나님의 이름을 높이는 것입니다.
말씀을 마칩니다. 오늘 우리는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습관적인 언어 사용에서부터 위선적인 삶, 이기적인 목적을 위한 도용, 헛된 맹세와 불신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지 말라는 계명은 우리에게 두려움과 부담을 주기 위함이 아닙니다. 하나님 이름에 담긴 의미를 알아 하나님을 더욱 사랑하고 경외하며 하나님의 이름을 거룩하게 여기는 삶으로 우리를 초대하는 부르심입니다.
바라기는, 우리 모두 하나님의 이름에 담긴 거룩함과 존귀함, 공의와 사랑을 깊이 깨달아, 예수님이 보여주신 사랑과 공의와 겸손과 섬김의 삶을 본받아 살아가므로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이름을 높이며, 하나님의 사랑과 공의를 드러내는 참된 예배자로 살아가는, 저와 여러분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복합니다.
거룩하시고 존귀하신 하나님 아버지, 알게 모르게 주님의 거룩하신 이름을 가볍게 여기고, 습관적으로 부르며, 때로는 저희의 삶이 주님의 이름에 합당하지 못했음을 고백하며 회개합니다. 우리의 삶이 세상 속에서 주님의 이름을 욕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주님의 이름을 영화롭게 하며, 살아계신 하나님을 증거 하는 향기가 되게 하여 주옵소서. 우리의 말과 행동, 생각과 모든 결정 속에서 하나님의 이름을 존귀하게 여기며, 그 이름에 합당한 열매를 맺는 거룩한 백성으로 살아가도록 성령님, 늘 함께하시고 인도하여 주옵소서. 우리를 구원하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