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와성경공부
십계명16-누구를 위한 그리고 무엇을 위한 안식일인가?

누구를 위한 그리고 무엇을 위한 안식일인가?

신명기 5:12-15 마가복음 2:27-28

 

십계명 강해 열여섯 번째 시간입니다. 계속해서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키라라는 네 번째 계명을 가지고 누구를 위한 그리고 무엇을 위한 안식일인가?”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나눕니다.


지금까지 네 번째 계명에 대한 두 번의 설교를 통해 안식으로 초대하시는 하나님에 대해 배웠습니다. 첫 번째 설교에서는 안식일이 하나님의 창조와 구원에 뿌리를 둔 복된 선물이라는 것을 배웠고, 두 번째 설교에서는 안식을 누리기 위해서는 우리 삶의 노동과 분주함을 '멈추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살펴보았습니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안식일이라는 '멈춤'을 통해 우리에게 주고자 하셨던 안식의 최종 목적지가 어디일까요? 오늘 우리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통해 안식일이 누구를 위한 것이며, 무엇을 위한 것인가?’라는 가장 본질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합니다.


안식일의 의미를 단순히 무노동으로만 여겼던 종교 지도자들은 안식일에 일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을 만들고, 무엇이 일인지를 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39가지를 정했는데, 여기는 짐을 운반하는 것, 매듭을 맺는 것, 불을 켜는 것, 여행하는 것, 음식을 만드는 것 심지어는 병자를 치료하는 것까지 모두 안식일에는 금지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종교 지도자들이 정한 39가지 금지된 일이 계속 세분되면서 한없이 늘어났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 안식일이 안식을 누리는 것이 아니라 온갖 종류의 안식일 규율을 지키는 것에 얽매여 살아야 하는 피곤하고 힘든 날이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명하신 안식일을 지키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 것이 무엇일까요? 이것을 제대로 알기 위해선 하나님께서는 왜 이집트의 노예에서 탈출한 이스라엘 백성에게 일을 멈추는 안식일을 지키게 하셨는가를 알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안식일을 지킬 것을 명령하신 것일까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안식일을 지키게 하신 가장 중요한 이유는 하나님을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안식일을 지키게 하신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이제 막 이집트 노예 생활에서 탈출한 이스라엘 백성들을 위함이었습니다. 430년을 이집트의 노예로 지내며 강제노동에 시달렸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안식일을 지키게 하심으로 저들에게 참된 안식을 주기 위함이었습니다.


이것은 십계명 전체에 해당하는 영적 원리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십계명을 주신 이유는 저들을 종교적 계명과 규율로 옭아매고 억압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출애굽 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자유인으로,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주신 것이 십계명이고 안식일 계명입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종교 지도자들은 백성들이 안식일을 잘 지키기 위한 명분을 앞세워 여러 가지 제도와 규율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백성들은 안식일 지키게 하신 하나님의 뜻보다 종교 지도자들이 만든 규율에 집착하였습니다. 그 결과가 무엇이었습니까? 안식일을 지키는 것이 사람을 위한 일이 아니라 오히려 사람의 삶을 억압하고 속박하고 규제하는 부담스럽고 힘든 일이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밀밭 사이를 지나가며 굶주린 나머지 밀 이삭을 손으로 잘라 먹었습니다. 이것을 본 바리새파 사람들이 예수님께 제자들이 안식일의 규정을 어긴 것을 따지며 꾸짖고 항의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의 규정을 지키는 문제 때문에 당시 종교 지도자들과 여러 차례 충돌합니다. 예수님께서 당시 종교 지도자들에게 박해와 미움을 받게 된 가장 결정적 계기는 예수님께서 안식일 규정을 자주 어기셨기 때문입니다. 요한복음 5:16 그러므로 안식일에 이러한 일을 행하신다 하여 유대인들이 예수를 박해하게 된지라


마가복음 3장을 보면 안식일에 예수님께서 회당에 들어가셨습니다. 한쪽 손이 마른 사람이 있었습니다. 마가복음은 바리새인들이 예수를 고발할 구실을 찾기 위해 예의주시했다고 기록합니다. 그들의 악한 의도는 분명했습니다. 그들은 고통받는 사람을 이용해 예수님을 고발할 빌미를 잡기 위한 '미끼'로 삼은 것입니다. 당시 율법의 규율에 따르면 안식일에는 당장 위급한 상황이 아니면 아무리 병자라고 해도 병을 고쳐서는 안 되었습니다.


바리새인들의 생각에는 손 마른 사람은 이미 오래전부터 그 병을 가지고 있었기에 당장 생명에 위협이 있는 상태가 아니라고 여겼습니다. 그래서 누구도 안식일에는 그 사람의 병을 고치면 안 된다고 여겼던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손 마른 사람을 보고는 그 사람의 병을 고쳐 준다면 안식일 규정(교리)을 어긴 것이라 여기고 이것을 꼬투리 잡아서 예수를 비방하고 고소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병이 들어 하루하루가 고통스러운 사람에게 내일이면 치료해 줄 테니 오늘은 참고 기다리고 하는 것이 안식입니까? 아니면 지금 당장 병든 자의 고통을 치료해 주려고 애쓰는 것이 안식입니까? 굶주린 사람들에게 내일이면 먹을 수 있으니 오늘은 참고 기다리라고 하는 것이 안식입니까? 아니면 당장 그들의 굶주림을 해결해 주려고 노력하는 것이 안식입니까?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사랑과 긍휼 용서하심보다 형식과 교리 그리고 종교 제도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바리새인들의 민낯이었습니다. 바리새인들에게 병들고 소외된 이들은 긍휼의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에게 손 마른 사람은 자신들의 종교적 기득권을 위협하는 예수를 고발하기 위한 도구요, 수단일 뿐이었습니다.


이 이야기가 과연 2000년 전 바리새인들만의 이야기일까요? 오늘 우리 안에도, 우리 교회 안에도 비슷한 모습은 없습니까? 신앙적 원칙이나 규칙을 지킨다는 명분 아래, 도움이 절실한 이웃의 목소리를 외면한 적은 없습니까? 예배의 경건함을 지킨다는 이유로, 아직 신앙이 미숙한 초신자의 행동을 정죄의 눈으로 바라보지는 않았습니까? 이런 것들이 바로 손 마른 사람을 앞에 두고도 자신의 종교적 원칙만 내세웠던 바리새인의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안식일 날 회당에서 손 마른 사람을 만난 것이 바리새인들이 예수님을 고소하려는 계략인 것을 이미 아셨습니다. 바리새인들의 의도를 아신 예수님께서는 손이 마른 사람을 그들 앞에 세우고는 그들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3:4 그들에게 이르시되 안식일에 선을 행하는 것과 악을 행하는 것, 생명을 구하는 것과 죽이는 것, 어느 것이 옳으냐 하시니 그들이 잠잠하거늘


예수님의 질문에 악한 일을 하는 것이 옳다고 대답할 수는 없었습니다. 누구라도 안식일에 선한 일을 하는 것이 옳다고 대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다음에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에 목숨을 구하는 것이 옳으냐? 안식일에 죽이는 것이 옳으냐? 물으십니다. 다시 말해 예수님은 안식일에 선한 일을 하는 것이 병자를 치료하는 일이고 안식일에 악한 일을 하는 것은 병자를 외면하는 일이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안식일 규율이나 교리에 초점을 두지 않으셨습니다. 대신에 예수님은 안식일의 본질에 초점을 두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손이 마른 사람을 고칠 수 있거나 도울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식일의 교리(규정)를 지킨다는 명목으로 돕지 않고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것은 안식일에 악한 일을 하는 것이며 더 나아가 사람을 죽이는 일이라고 여기신 것입니다.


우리는 보통 '악한 일'이나 '사람을 죽이는 일'이라고 하면, 도둑질이나 폭력, 살인처럼 직접적인 가해 행위만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그 개념을 완전히 뒤집으셨습니다. 예수님께 악한 일은 '선한 일을 할 수 있음에도 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손 마른 사람의 고통을 뻔히 보면서도 안식일 규정 뒤에 숨어 외면하는 것, 그것이 바로 악한 일이요, 영적으로 그 사람을 죽이는 행위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비유로 말씀하신 선한 사마리아인의 이야기도 이것을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강도 만난 사람을 외면하고 그냥 지나간 제사장과 레위인이 비난받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저들이 악한 일을 해서가 아닙니다. 인간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선한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도움이 필요한 이의 고통을 외면하는 무관심과 방관이야말로 가장 무서운 악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에 관한 계명에 대해 가르쳐 주시길 형식과 규정을 지키는 것 이전에 안식일의 근본정신을 지키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며 이것이야말로 안식일을 바르게 지키는 것임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이 가르침은 오늘 우리의 신앙에도 똑같이 적용되어야 합니다.


신앙이란 누구를 위한 것입니까? 많은 교인이 자신들이 하는 신앙 행위를 하나님을 위한 것이라는 착각을 합니다. 예배, 기도, 헌금과 같은 모든 신앙 행위를 '하나님을 위해' 드리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본질을 깊이 들여다보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이러한 신앙 행위를 명령하신 궁극적인 목적은 하나님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를 위한 것'임을 깨닫게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마치 부모가 자녀의 건강과 행복을 가장 큰 기쁨으로 여기듯, 우리가 예배와 기도와 말씀을 통해 거룩하고 복된 삶을 누리는 그 자체를 가장 큰 영광으로 받으십니다. 따라서 신앙을 통해 우리 자신을 존귀하게 만드는 것이야말로 하나님을 가장 영화롭게 하는 길이며 우리가 하나님께 드릴 수 있는 최고의 영광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안식일을 엄격히 지키라고 하신 것은 하나님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 백성을 위한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하나님을 기억하며 예배드리고 기도하고, 헌금하고, 봉사하고, 묵상하게 하시는 이유 역시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로서 더욱 존귀하고 복된 삶을 살게 하기 위함입니다.


2:27-28 또 이르시되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있는 것이요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있는 것이 아니니


예수님 당시 바리새인들의 문제가 무엇입니까? 이들은 하나님께서 '쉬라'고 주신 안식일을 또 다른 ''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이 주시는 안식을 누린 것이 아니라 안식일 준수라는 '성과를 내기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된 것입니다. 이들에게 안식일은 하나님의 은혜를 누리는 ''이 아니라, 자신의 의로움을 증명해야 하는 고된 '종교 노동'이 된 것입니다.


말씀을 마칩니다. 하나님께서는 창조와 출애굽을 통해 우리를 안식으로 초대하셨습니다. 그 안식을 누리기 위해 우리는 하던 일을 멈추고 하나님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 있는 것이라 선포하신 안식일의 참된 주인이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야 합니다.


진정한 안식은 단순히 일을 쉬는 것을 넘어, 내 힘으로 의로워지려는 모든 노력을 멈추고 나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받아주시는 예수님의 은혜 안에 거하는 것입니다. '이만하면 괜찮은 신자'라는 증명을 위해 애쓰는 것이 아니라, '나는 부족하지만 이런 나를 위해 주님께서 오셨다'는 사실을 믿고 그 품에 안기는 것입니다. 이것이 인자는 안식일에 주인이라고 하신 말씀의 진정한 의미입니다. 2:28 이러므로 인자는 안식일에도 주인이니라


바라기는 안식일의 주인이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짐을 내려놓는 참된 안식을 회복하는 신앙이 되길 바랍니다. 그래서 그 기쁨과 자유의 힘으로 곁에 있는 이웃의 손을 잡아주는 생명의 통로로 살아가는 저와 여러분 모두가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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