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와성경공부
십계명20-사람의 생명이 존엄한 이유

사람의 생명이 존엄한 이유

출애굽기 20:13 마태복음 5:21-22

 

십계명 강해 스무 번째 시간입니다. 오늘은 살인하지 말라는 여섯 번째 계명을 가지고 사람의 생명이 존엄한 이유라는 제목으로 함께 말씀을 나누려고 합니다. 오늘도 십계명을 통해 우리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거룩한 뜻을 깨닫는 은혜가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부터 우리가 살펴보려고 하는 살인하지 말라라는 여섯 번째 계명은 십계명 중에서 그 어떤 다른 계명보다 그 뜻과 의미가 분명해 보입니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대부분 사람이 살인하지 말라라는 여섯 번째 계명은 자신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계명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대부분은 다른 사람을 죽이는 흉악한 죄를 저지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생각과는 달리 살인하지 말라라는 계명은 평범한 우리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계명이 아닙니다. 인류의 역사를 돌아보면, 이토록 명료한 계명이 얼마나 처참하게 짓밟혀 왔는지 우리는 똑똑히 보게 됩니다. 인류의 역사는 곧 전쟁과 학살로 얼룩진 살인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별히 우리가 살아왔던 지난 20세기는 대학살의 세기라고 불릴 만큼 끔찍한 시대였습니다. 20세기, 히틀러나 스탈린과 같은 독재자들에 의해 자행된 학살로 희생된 사람이 무려 17,500만 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과거의 비극으로만 치부할 수 없는, 인간의 죄성이 얼마나 깊고 파괴적인지를 보여주는 명확한 증거입니다. 그리고 21세기에도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사람을 죽이는 전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살인하지 말라라는 계명은 오늘 우리와는 아무런 상관없는 계명이 결코, 아닙니다. 게다가 살인하지 말라라는 계명에 대한 예수님의 해석을 따르면 우리 가운데 누구도 이 계명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하나도 없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살인하지 말라라는 계명을 나와는 상관없는 계명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향한 하나님의 준엄한 명령임을 직시하며 말씀 앞에 서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선 왜 우리에게 살인을 금하시는 계명을 주신 것일까요? 아마도 대부분이 생명은 소중하기 때문이라는 대답 하실 것입니다. 하지만 이 대답은 절반만 맞습니다. 생명 자체가 소중하다고 한다면 불교처럼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을 소중하게 여겨야 합니다. 심지어 마당에 핀 잡초 하나도 생명이기에 함부로 뽑지 말아야 합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계명은 살생하지 말라는 계명이 아닙니다.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입니다. 하나님께서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생명 가운데 유독 사람을 죽이지 말라고 하신 이유가 무엇입니까? 이에 대해 성경은 사람은 유일하게 하나님의 형상대로지음 받은 존재이기 때문이라 말씀합니다. 9:6 다른 사람의 피를 흘리면 그 사람의 피도 흘릴 것이니 이는 하나님이 자기 형상대로 사람을 지으셨음이니라


우리가 한 사람의 생명을 귀하게 여겨야 하는 이유는, 그 사람이 하나님의 모습을 담고 있는, 이 땅에서 유일하게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은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살인은 한 개인의 생명을 빼앗는 행위를 넘어, 그의 존재를 통해 드러나는 하나님의 형상을 파괴하는 것이며, 사람을 지으신 창조주 하나님을 향한 매우 위험한 도발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창조를 믿는다고 하는 기독교인조차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어진 존재라는 사실을 너무나 쉽게 잊고 살아갑니다.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어진 존재라는 사실을 잊고 산 결과가 무엇입니까? 사람이 사람을 함부로 여깁니다. 사람이 사람을 무시합니다. 사람이 사람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합니다. 심지어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일도 주저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은 존귀한 존재라는 것을 너무나 쉽게 잊어버리거나 무시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바로 우리가 5계명 설교를 통해 깊이 다루었던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죄라고 할 수 있는 자만자기중심성때문입니다. 내 안에 있는 라는 존재가 너무나도 커져 버려서, 다른 사람 안에 있는 하나님의 형상을 볼 자리가 없는 것입니다.


나의 상처, 나의 감정, 나의 주장, 나의 이념, 나의 성공이 선과 악을 나누는 유일한 기준이 될 때 다른 사람은 그저 내 기분을 거스르는 귀찮은 장애물에 불과합니다. 자신이 세상의 유일한 기준이라 여길 때 다른 사람은 존중해야 할 존재가 아니라 나의 이익을 위해 이용해야 하는 수단과 방법에 지나지 않게 됩니다. 이처럼 자만이라는 죄의 뿌리가 해결되지 않는 한, 우리는 결코 다른 사람을 하나님의 형상을 지닌 존재로 존중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성경을 읽다 보면 우리는 한 가지 질문에 부딪히게 됩니다. 사람의 생명을 귀하게 여기시어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을 주신 하나님께서 전쟁이나 심판을 통해 사람을 죽이라고 명령하시는 말씀이 있기 때문입니다. 도대체 이런 명령들은 살인하지 말라6계명과 어떻게 조화될 수 있을까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우리는 6계명에 사용된 히브리어 원어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성경에서 죽이다라는 의미를 가진 단어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런데 살인하지 말라라는 여섯 번째 계명에서 사용된 히브리어는 라차흐입니다. 히브리어 라차흐는 주로 사적인 감정이나 탐욕,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저지르는 개인에 의한 사사로운 살해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살인하지 말라라는 여섯 번째 계명은 사적인 감정이나 분노에 의한 불의하고 부당한 살인을 의미합니다.


물론 구약 시대에는 죄악이 만연한 세상에서 하나님의 공의를 세우기 위해 전쟁이나 사형이 불가피하게 허용된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하나님의 보편적인 뜻이나 원리라기보다는 인간의 죄로 인한 불의한 현실을 바르게 하기 위한 임시방편일 뿐입니다. 여섯 번째 계명의 핵심은, 우리의 개인적인 분노나 탐욕으로 다른 사람의 생명을 해치는 모든 행위를 하나님께서 엄격히 금지하신다는 데 있습니다.


구약 시대에는 살인하지 말라라는 계명을 문자적 의미 그대로 적용하여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것으로만 제한하였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마태복음 5장에서 살인하지 말라라는 계명에 대해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예수님은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을 마음과 영혼의 문제로까지 확장하셨습니다.


5:21-22 옛 사람에게 말한 바 살인하지 말라 누구든지 살인하면 심판을 받게 되리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형제에게 노하는 자마다 심판을 받게 되고 형제를 대하여 라가라 하는 자는 공회에 잡혀가게 되고 미련한 놈이라 하는 자는 지옥 불에 들어가게 되리라 *라가(아람어 Raca): 바보, 멍청이, 머저리


예수님은 왜 형제를 향해 라가라고 하거나 미련한 놈이라고 무시하면 지옥 불에 갈 만큼 끔찍한 죄라고 말씀하신 것일까요? 사람을 함부로 여기고 욕하는 것은 곧 상대방의 인격을 무시하는 것으로, 이것은 그 사람의 마음과 영혼을 죽이는존재론적 살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사람의 생명을 죽이는 것만이 살인이 아니라 그 사람의 정신이나 영혼을 죽이는 것도 살인이라 여기신 것입니다.


사람이 다른 사람의 정신이나 영혼을 죽이는 것은, 스스로 하나님과 같아지려는 '자만'자기중심성에서 비롯됩니다. 자기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 되어버린 사람이 어떻게 다른 사람을 온전히 사랑하고 존중할 수 있겠습니까? 자기중심성으로 가득 찬 사람에게 다른 사람은 나의 목적을 위한 수단이거나, 나의 심기를 거스르는 장애물일 뿐입니다. 여기에서부터 다른 사람의 마음이나 영혼을 다치게 하는 영적 살인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성경이 기록하고 있는 인류 최초의 살인이 무엇입니까? 가인이 동생 아벨을 죽인 사건입니다. 가인이 동생 아벨을 죽인 이유, 원인 동기가 무엇이었습니까? 단순한 시기심이나 하나님의 거절 때문이었을까요? 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가인의 마음 깊은 곳에는 자신이 최고라는 자만과 모든 것이 자기를 중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자기중심성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 제물을 드리면서도 스스로 하나님이 되려고 했던 가인의 자만을 아신 하나님께서는 가인의 제물이 아닌 동생 아벨의 제물만 받으셨습니다. 가인은 하나님의 거절을 통해 자만과 자기중심성을 극복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가인은 자기중심성의 문제를 깨닫지 못했습니다. 깨닫지 못하니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었습니다. 결국 가인은 자기 동생을 죽이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우리 속담 가운데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는 왜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플까요? 내가 땅을 사야 하는데 사촌이 샀기 때문입니다. 우리 안에 깊숙이 감추어진 내가 제일 잘 나가야 한다는 자만과 자기중심성이야말로, 우리가 가인의 후예라는 것을 잘 드러내는 것입니다.


가인의 후예라고 할 수 있는 우리의 삶이 다른 이의 생명과 영혼을 파괴하는 가인의 길이 아닌, 다른 이의 생명을 살리는 삶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하나님과 같다는 자만과 자기가 세상의 기준이라는 자기중심성을 버려야 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서 하나님의 형상을 보려는 겸손한 마음과 영성을 배우고 훈련해야 합니다. 나와 다른 것을, 싫다고 미워하기보다 서로 다른 것으로 도우며 살아야 하는 존재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나 사사건건 나의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을 만날 때, 무조건 적대시하고 정죄하기 전에 '하나님께서는 저 사람을 통해 나에게 무엇을 말씀하고 싶으실까?'라고 질문하는 것이 사람을 통해 하나님의 형상을 보는 훈련입니다. 나와 정치적 견해가 다른 사람이라도 미련한 놈이라고 욕하기보단, 그의 주장을 들어주고 잘못된 생각이 있다면 그를 위해 기도하는 것이 '가인의 길'을 거부하는 결단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결심과 노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주님이 지셨던 십자가의 능력을 의지해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인류의 모든 미움과 분노, 영혼의 살인을 온몸으로 받으시고도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라고 기도하셨습니다. 주님은 몸소 가장 끔찍한 '존재론적 살인'의 희생자가 되심으로 우리 안의 '가인'을 죽이시고, 우리를 미움이 아닌 사랑의 법으로 살아가는 '새로운 피조물'로 만들어 주셨습니다.


말씀을 마칩니다. “살인하지 말라라는 여섯 번째 계명은 결코, 우리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계명이 아닙니다. 우리 마음 가장 깊은 곳에 있는 죄의 뿌리, 즉 스스로 하나님과 같아져서는 다른 사람에게 있는 하나님의 형상을 존중하지 않으려는 자만과 교만, 그리고 그 결과로 사람을 함부로 여기는 영혼의 살인을 다루시는 하나님의 엄중한 명령입니다.


살인하지 말라라는 계명을 통해 내 안에 숨어있는 가인을 발견해야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믿음으로 내 안의 굳어진 자만과 자기중심성을 대면하고 극복하는 믿음을 훈련해야 합니다. 그래서 자만의 담을 허물고 생명의 관계를 잇는 사람, 모든 사람 안에 있는 하나님의 형상을 존중하며 영혼을 살리는 참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기를 결단하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사랑과 자비가 풍성하신 하나님 아버지,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 앞에서 우리의 마음 깊은 곳에 숨어있는 '가인'의 모습을 발견하게 하옵소서. 내가 세상의 중심이 되려는 자기중심성과 교만으로 다른 사람을 무시하고,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미워하며, 말과 태도로 수없이 많은 이들의 영혼을 다치게 하였던 우리의 죄를 용서하여 주옵소서. 하나님을 경외하는 믿음과 겸손한 영성으로 모든 사람에게서 하나님의 형상을 보게 하사 미움과 단절의 '가인의 길'이 아닌, 사랑하고 세워주는 '생명의 길'을 걷도록 우리를 붙들어 주옵소서. 오늘도 시간을 구별하여 예배의 자리로 모인 성도들과 물질을 구별하여 봉헌한 손길 위에 주님의 은총이 충만하길 바라며 우리를 살리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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