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와성경공부
십계명28-훔치는 삶에서 나누는 삶으로

훔치는 삶에서 나누는 삶으로

신명기 5:19, 에베소서 4:28

 

십계명 강해 스물여덟 번째 시간입니다. 오늘은 지난 두 주에 걸쳐 살펴본 도둑질하지 말라라는 여덟 번째 계명을 마무리하는 설교로 훔치는 삶에서 나누는 삶으로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합니다. 오늘도 전하는 말씀 가운데 여러분 각자에게 주시는 깨달음과 생각의 변화 그리고 변화된 삶에 대한 결단이 있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은 "도둑질하지 말라"는 계명을 들으면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보통은 남의 물건에 손대지 말라는 단순한 금지 명령을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초대교회의 신학자 어거스틴은 이 계명이 단순히 도둑질을 금하는 것을 넘어, 이웃의 필요를 채워주라는 '사랑의 명령'이라고 보았습니다. 종교개혁가 마르틴 루터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임금을 착취하거나 부당한 이익을 취하는 모든 '경제적 불의'8계명을 어기는 도둑질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감리교의 창시자 존 웨슬리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매우 실제적인 지침을 주었습니다. 그는 그리스도인들은 정직하게 "할 수 있는 대로 최대한 벌고, 열심히 저축해서, 할 수 있는 대로 나누며 살아야 한다"라고 가르쳤습니다. 웨슬리에게 돈이나 소유는 축적의 대상이 아니라, 가난한 이웃과 하나님 나라를 위해 흘려보내야 할 '거룩한 통로'였습니다. 이처럼 8계명의 진정한 정신은 단순히 '빼앗지 않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적극적으로 이웃을 돌보고 나누는 것'에 있습니다.


지난 두 번의 설교에서 우리는, 도둑질하지 말라는 이 짧은 계명 속에 담긴 깊은 영적 의미를 함께 생각해 보았습니다. 첫 번째 시간에는 무엇을 도둑질하지 말라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통해, 8계명의 본질은 이웃의 물건을 훔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을 넘어서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사람을 함부로 도둑질하지 말라는 것임을 살펴보았습니다.


사람 도둑질이란 다른 사람의 존재를 그 자체로 기뻐하고 누리는 향유의 관계가 아니라, 나의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을 이용하는 관계로 전락시키는 모든 행위를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한 사람을 존엄한 인격체로 대하며 그 존재 자체를 기뻐하는 대신, 나의 성공을 위한 발판이나 나의 만족을 위한 도구처럼 여기는 모든 이기적인 태도가 바로 하나님께서 미워하시는 사람 도둑질입니다.


두 번째 시간에는 누가 도둑입니까?”라는 질문으로 도둑질하지 말라라는 8계명이 우리 모두에게 해당하는 계명임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어거스틴의 고백처럼 우리는 도둑질을 했기에 죄인인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 도둑이 있기에 죄인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의 마음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이 도둑의 정체는 바로 탐심입니다.


우리 내면의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는 탐심은 끊임없이 자신과 남을 비교하게 만들어 채워지지 않는 결핍에 사로잡히게 만듭니다. 결국 이웃의 소유를 탐내거나, 우리 후대의 몫까지 당겨쓰거나 빼앗는 구조적 도둑질에 가담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이 탐심의 유일한 해독제는 오직 그리스도 안에서 어떤 형편에서든 처할 수 있는 자족의 영성뿐이라는 것을 살펴보았습니다.


오늘은 도둑질하지 말라는 계명에 대한 마지막 질문에 대해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도둑질하지 않을 수 있습니까?" 다시 말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탐심의 노예 상태를 극복하고 탐내고 훔치는 삶에서 베풀고 나누는 존귀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요? 라는 질문입니다. 이 질문은 우리의 신앙을 구체적인 삶의 실천으로 이끄는 대단히 중요한 질문입니다.


십계명은 우리를 정죄하고 벌주기 위한 계명이 아니라 우리를 하나님의 형상을 지닌 존재로 인간다운 삶을 살도록 돕기 위해 주신 계명입니다. 따라서 다른 계명과 마찬가지로 도둑질하지 말라라는 계명은 우리를 정죄하고 심판하기 위한 계명이 아닙니다. 우리를 무엇을 더 가질까?”를 탐내는 도둑의 삶이 아니라 하나님의 거룩한 청지기로 초대하시는 초청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거룩한 청지기로 산다는 것은 단순히 인간의 본성인 탐욕을 절제하는 고통스러운 고행이나 수행이 아닙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끊임없이 다른 사람과의 비교를 통해 우리에게 결핍감을 심어주고 더 많은 것을 소비하게 하고 더 비싼 것을 소유하도록 부추깁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청지기로 부르심으로 검소와 절제를 통해 세상과 물질의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를 누리게 하십니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 교회에 보내는 편지에서 세상 물건을 쓰는 자들은 다 쓰지 못하는 자 같이 하라”(고전7:31)라고 권면합니다. 이 말씀이 무슨 뜻입니까? 우리가 가진 것에 집착하지 말고 언제든 떠날 순례자처럼 가볍게 사용하라는 뜻입니다. 이처럼 청지기로 살아가는 삶의 첫 출발점은 검소와 절제를 통해 세상과 물질의 속박으로부터 새로운 자유를 경험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것이 충만하다고 고백하는 자족의 영성에서 흘러나오는 자발적인 기쁨의 선택입니다. 우리의 영혼이 주님의 사랑과 은혜로 충만하기에, 더 이상 세상의 것으로 나의 결핍을 채울 필요가 없다는 영적 자유의 선언입니다. 이러한 자족의 영성이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검소한 삶을 선택할 힘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검소와 절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거룩한 결과를 낳습니다. 검소와 절제는 무조건 소비생활을 줄이라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가진 것을 더 소중하게 사용하기 위해 검소한 생활과 절제하는 삶이 필요한 것입니다. 절제하지 않으면서 우리 자녀와 후손이 잘살기를 바라는 것은 이기적인 생각입니다. 절제하지 못하는 삶은 미래 세대가 누려야 할 자연과 자원을 훔치는 심각한 구조적 도둑질입니다.


이처럼 과소비와 무분별한 소유의 욕망에서 벗어나 검소와 절제를 선택하는 것은, 단순히 허리띠를 졸라매는 고행이 아니라 우리 몸과 영혼을 세상의 굴레에서 해방하는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소비를 멈출 때 찾아오는 평안, 더 이상 빚과 할부에 쫓기지 않아도 되는 재정적 자유야말로 우리가 누려야 할 기쁨입니다.


더 나아가 자족의 영성은 먹고 살기 위한 몸부림이었던 노동을, 이웃을 섬기고 살리는 존귀한 삶으로 이끌어 갑니다. 사도 바울은 에베소서 428절에서 이렇게 권면합니다. 도둑질하는 자는 다시 도둑질하지 말고 돌이켜 가난한 자에게 구제할 수 있도록 자기 손으로 수고하여 선한 일을 하라.” 바울은 도둑질의 반대는 단순히 아무것도 훔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구제하는 것이며 노동의 목적은 단순히 나의 생존과 축적을 넘어, 거룩한 나눔을 위한 것임을 선포합니다.


자족의 영성은 우리의 일터를 생존을 위한 전쟁터가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거룩한 성소가 되게 합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 수 있습니까? 나의 정체성이 직업이나 소득이 아닌 그리스도께 있을 때, 우리는 일의 노예가 되는 것을 멈출 수 있습니다. ‘이것 없으면 끝장이다라는 두려움이 사라질 때, 비로소 우리는 일과 노동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도구로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이민 사회에서 사업체를 운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얼마나 힘드십니까? 그러나 우리의 사업장이 단지 돈만 버는 곳이 아니라 내가 고용한 노동자의 인격을 존중하며 정당한 임금을 지급할 때 이것이 사도 바울이 말씀하는 선한 일입니다. 이것은 노동자의 땀과 시간을 훔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삶을 세워주는 청지기의 사역입니다.


반대로 직장인이라면, 받는 월급에 적절한 수고와 노력을 하므로 나를 고용한 사람에게 손해를 끼치지 않고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 자기의 일을 떠넘기지 않는 것이 선한 일입니다. 요즘 한국에서 유행하는 말 가운데 월급루팡이라는 신조어가 있습니다. 일은 안 하고, 월급만 받아 가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고용주와 함께 일하는 동료의 수고를 훔치는 도둑질입니다.


사도 바울은 도둑질의 진정한 반대는 훔치지 않는 소극적 행위를 넘어, '자기 손으로 수고하여 선한 일을 하고 나누는 것'이라는 적극적인 섬김에 있다고 권면합니다. 이처럼 남의 것을 탐하는 훔치려는 마음을 이기는 길은, 우리가 하는 일의 목적을 '나의 이익'에서 '이웃을 향한 기여'로 바꾸는 것입니다. 이렇게 할 때 우리의 고된 노동의 본질이 바뀝니다. 우리의 일터는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성소가 되고, 고된 하루의 수고는 우리 영혼을 존귀하게 만드는 거룩한 예배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청지기는 내 것네 것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바꾸는 사람입니다. 성경은 두 가지 차원의 정의를 말합니다. 첫째는 남의 재산을 존중하고 빼앗지 않는 것입니다. 이것은 사회 질서의 기초가 되는 공정입니다. 하지만 성경은 여기서 더 나아가 괜찮다면 제 것을 좀 나눠드릴게요라고 손을 내미는 적극적인 사랑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성경은 공의라고 합니다. 공의는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을 돌보는 하나님의 마음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내 것의 일부를 나누어주는 더 높은 차원의 공의로 나아갈 수 있을까요? 지금까지 내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 내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것이라는 깨달음이 있을 때 가능합니다. 우리의 건강, 재능, 재물, 자녀까지도 궁극적으로는 하나님의 소유입니다. 우리는 소유주가 아니라 잠시 그것을 맡아 관리하는 청지기일 뿐입니다.


우리 교회가 건물 건축이나 과도한 재정 축적을 내려놓고, 대신 헌금의 50%를 구제와 선교, 교육을 위해 사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단순히 우리 교회를 유지하는 것으로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선교지를 후원하고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섬기는, 청지기로서의 사명을 감당하는 교회가 되기 위함입니다. 우리는 더 많이 소유하므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없습니다. 다만 하나님께서 주신 것을 바르게 사용하므로 하나님의 영광을 돌릴 뿐입니다.


말씀을 마칩니다. 3주간에 걸쳐 살펴보았던 도둑질하지 말라8계명은 우리를 도둑의 삶에서 청지기의 삶으로, 소유하고 훔치는 삶에서 나누는 삶으로 초대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로운 부르심입니다. 도둑의 삶은 내가 무엇을 더 가질까?”를 묻지만, 청지기는 하나님께서 내게 맡기신 것으로 어떻게 나눌까?”를 묻습니다.


오늘 우리는 그 청지기의 삶을 사는 세 가지 단계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첫째, 자족의 영성으로 검소와 절제를 실천하여 나눌 여유를 만드는 새로운 자유를 누리는 것입니다. 둘째, 자족의 능력으로 나눔이라는 새로운 목적을 가지고 우리의 일터를 성소로 바꾸는 것입니다. 셋째, 자족의 믿음으로 모든 것이 하나님의 것이라는 청지기의 사명을 회복하여 자신이 가진 것으로 기꺼이 나누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변화와 결단의 중심에는, 그리스도 안에서 내 존재가 이미 충만하다는 것을 아는 자족의 영성이 있습니다. 이 자족의 마음을 품고, 빼앗는 삶, 훔치는 삶이 아닌 살리고 세워주는 거룩한 청지기의 삶을 살아내시길 바랍니다. 그래서 한 번뿐인 우리의 삶을 통해 우리를 존귀하게 지으신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복되고 존귀한 저와 여러분의 신앙 여정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모든 것의 주인이 되신 하나님 아버지, 도둑의 길을 버리고 청지기의 길을 걷기 원합니다. 세상의 유혹에 맞서, 먼저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것이 족하다는 자족의 은혜를 부어주사, 검소와 절제를 기쁨으로 실천할 지혜와 용기를 주시고 그로 말미암아 얻는 참된 자유를 누리게 하옵소서. 우리에게 성실하게 일할 힘을 주사 우리의 일터가 나눔을 위한 성소가 되게 하소서. 소유자가 아닌 청지기의 자세와 태도로, 우리의 삶이 이 땅에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을 드러내는 축복의 통로가 되게 하옵소서. 오늘도 시간을 구별하여 예배의 자리로 모인 성도들과 물질을 구별하여 봉헌한 손길 위에 주님의 은총이 충만하길 바라며 우리를 탐욕으로부터 구원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새글 4 / 351 

검색

번호 제목 작성자 등록일 조회수
공지 자유교회 주일예배 영상 Youtube 링크 2021.04.21 5661
351 십계명30-거짓 증거의 유혹에서 벗어나려면? 2025.10.16 5
350 십계명29-하나님께서는 왜 거짓 증언을 금.. 2025.10.16 5
349 십계명28-훔치는 삶에서 나누는 삶으로 2025.10.16 6
348 십계명27-누가 도둑입니까? 2025.10.16 4
347 십계명26-무엇을 도둑질하지 말라고 하신 .. 2025.09.16 161
346 십계명25-우리를 지배하는 욕망의 물줄기를.. 2025.09.16 150
345 십계명24-마음의 수원지를 청소하라! 2025.09.16 173
344 십계명23-사람은 꺾어야 할 꽃인가, 돌보아.. 2025.09.16 169
343 십계명22-사람을 살리라는 계명 2025.09.16 188
342 십계명21-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죽는다 2025.09.16 200
341 십계명20-사람의 생명이 존엄한 이유 2025.07.20 458
340 십계명19-약속 있는 첫 계명 2025.07.19 463
339 십계명18-어떻게 하는 것이 부모를 공경하.. 2025.07.19 435
338 십계명17-왜 부모 공경이 살인 금지보다 먼.. 2025.07.19 438
337 십계명16-누구를 위한 그리고 무엇을 위한 .. 2025.07.19 430